추석을 앞두고 벌초 시기가 도래했다. 추석 성묘를 앞서 온갖 풀로 뒤덮인 조상들의 묘자리를 정리해주어야 한다. 추석 직전에 이사도 잡혀있어 조금 서둘러 벌초를 마쳤다. 유난히 선산이 넓은 탓에 친척이 여렷이 달라붙어서 예초기 두개를 돌려도 하루가 꼬박 걸린다. 일년에 한두번 만지는 예초기에 늘 서툴다. 그러다보니 하루 종일 예초기 매고 풀을 베고 나면 온 몸이 두들겨 맞은듯 근육이 뭉쳐 다음날 움직이기가 어려울 정도다. 특히 팔과 어깨가 정말 아프다. 어깨의 뭉친 근육은 살짝만 손을 대도 통증이 심하고 팔은 벌벌 떨리며 힘이 안들어 간다. 그럼에도 일년에 한두번이니 시간 내어 내 손으로 조상들이 모셔진 곳을 정리하면 마음이 한 결 가볍다.
원래 벌초는 이른아침부터 시작해서 오전에 바짝하고 뜨거워지기 전에 마치는게 기본이다. 허나 이번엔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새벽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오전 내내 빗방울이 멈추질 않았다. 정오때쯤 다 되니 빗방울이 멈춰 그 때 부터 선산에 모여 벌초를 시작했다. 여름내내 자란 풀이 올러가는 초입부터 풀이 무성해 올라가면서 길을 만들며 올라갔다.
새롭게 둘레석을 만들어 둔터라 봉분에 잔디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 연초와 봄에 풀잡는 약을 뿌려 두었으나 약빨은 그 때뿐이고 여름내내 잡풀이 뿌리를 내리고 엄청 자랐다. 봉분에 자란 풀은 일일이 손으로 다 뽑아주었다. 이 작업도 한시간은 넘게 걸린듯하다.
풀을 어느정도 뽑고 예초기 하나를 추가로 더 돌릴려고 기름을 넣으니 이게 왠걸 연료탱크에서 기름이 센다. 이 상태론 제대로 작업을 못할 듯하여 예초기를 들고 가까운 읍내 수리점을 찾아갔다. 기게 수리잠에는 필자가 가지고 있는 모델의 연료탱크 재고가 새제품은 없고 중고만 있다고 하여 그게 어디냐며 중고로 교체를 했다. 중고 부품으로 교체를 했어도 수리비 3만 3천원을 냈다. 살짝 바가지를 쓴 느낌이긴 하나 이런건 부르는게 값이라 급하면 어쩔 수 없다. 막상 닥쳐서 수리할게 아니라 사전에 미리미리 점검이 필요하다.
그렇게 풀제거 작업을 시작한지 7시간 만에 모두 끝이 났다. 길게 자란 풀을 짧게 자르니 깔끔하니 보기가 참 좋다.
일을 묵묵히 끝내고나서야 하늘을 올려다 볼 여유가 생긴다. 해가 뉘엿 넘어가는 순간의 푸르른 하늘은 정말 예쁘다.
다양한 예초기 어떤걸 고르지?
요즘엔 다양한 예초기가 시중에 나와 있다. 휘발유와 엔진오일을 섞어서 쓰는 2행정 식, 휘발유만 넣는 4행정 식, 부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예초기도 있고, 최근에는 배터리로 돌리는 전동식 예초기도 출시된 상태다.
부탄가스와 배터리 방식의 예초기는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장점이 있으나 힘이 상대적으로 딸리고 지속시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어 숲처럼 우거진 무성한 풀을 깍아야 하는 산소 벌초에는 적합하지 않다. 2행정, 4행정 엔진식 예초기가 힘도 좋고 휘발유만 있다면 지속시간도 길어 엔진식 예초기가 벌초에는 작합하다. 단 무거워 어깨에 질머지고 해야한다. 또한 소음과 진동이 심해 몸의 피로도가 상당하다. 2행정과 4행정 사이에 고민을 한다면 휘발유와 엔진오일을 섞어서 쓰는 2행정 엔진 예초기가 더 힘이 좋다. 4행정 엔진은 상대적으로 휘발유만 넣으면 되기에 관리하기가 쉽지만 힘이 모자른 단점이 있다. 휘발유와 엔진오일을 섞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진동과 소음이라는 단점이 있음에도 2행정 엔진 예초기를 추천한다.
휘발유와 엔진오일 혼합비율 (휘발유 25: 엔진오일 1)
엔징오일은 오토바이용 엔진오일을 써도 되고 예초기 전용 엔진오일을 써도 된다. 가격은 한통에 5천원에서 10,000원 사이에 책정되어 있다. 가까운 기계 공구상에서 구매 가능하다. 혼합비율은 예초기 연료 혼합통에 엔진오일은 뚜껑으로 한 컵 정도 넣고 꼭대기에 보이는 눈끔까지 남은 양은 휘발유로 채우면 된다. 엔진오일을 많이 넣을 경우 연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엔진에서 연기가 많이 발생할 수 있으니 연기가 너무 많이 난다 싶으면 휘발유를 조금 더 첨가해 준다.
필수 추천공구
깔데기, 예초기용 플러그렌치, 십자드라이버, 롱로우즈, 코팅 목장갑, 갈퀴, 대형 마대자루, 연료혼합통
안전장비
무릅보호대, 안면보호대, 갯벌장화(일반장화는 뱀이 뚫어버림), 전투화, 안전화, 또는 두꺼운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
무릅보호대는 착용해보면 상당히 불편하다. 장화랑 같이 착용하기엔 폼도 잘 안나온다. 그럼에도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착용을 권장한다. 안면보호대는 정말 강추한다. 간혹 예초기 날에 돌이 맞아 튀기도 하고 나무같이 자란 풀이 얼굴까지 날라오기도 한다. 노출된 피부와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서 안면보호구는 필수로 착용하길 권장한다. 불시에 날라오는 파편을 막아주는 기능도 하고 망사로 되어 있어 직사광선을 차단해 강한 햇빛으로 인한 눈부심도 어느정도 줄여준다. 묘지는 대부분 산속에 있기에 벌초를 하다보면 뱀을 쉽게 만난다. 풀과 비슷한 보호색을 띄고 있어 잘 눈에 보이지도 않아 간혹 뱀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목이 긴 장화를 추천한다.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일반 장화는 뱀이 쉽게 뚫어버린다. 갯벌장화 같이 두꺼운 장화나 철판이 보강되어 있는 안전화나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 등을 착용해야 뱀으로부터 안전하다.
벌초할 때 편하게 예초기 사용하는 꿀팁 필수 아이템 ‘자전거 폐튜브’
사실 예초기를 등에 짊어지는 것보다 쉼없이 몇시간 좌우로 왔다갔다 하는 예초기 봉이 더 힘이 든다. 평소에 팔 운동을 안했다면 예초기 진동 때문에 팔이 덜덜 떨린다. 나중에는 봉을 들고서 높이 조절하기도 힘들어 땅을 파는 일이 잦게된다. 여기서 꿀팁이다. 예초기 봉에 자전거 폐튜브를 묶어서 목과 어께에 튜브를 걸어 예초기를 사용하면 무게를 분산시켜 팔에 힘이 덜들어 간다. 작업이 정말 쉬워진다. 자전거 폐튜브의 또다른 장점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가까운 자전거수리점에 바카스같은 음료 한 개 사들고 방문해 정중히 폐튜브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하면 그냥 가저가라 한다. 몇몇 수리점은 아예 가게 앞에 그냥 가저가라고 모아놓기도 한다. 자전거 폐튜브를 구하기 어렵다면 운동할 때 사용하는 라텍스 풀업밴드를 대체해서 사용할 수 있다.
충북 진천 읍내 농기구(예초기) 수리 공구상 모여 있는 곳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