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하면 한우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수십년 전 이 곳에 소 도축장이 옮겨오면서 이 지역이 소고기, 소부산물로 유명한 지역으로 탈바꿈 됐다. 도축장이 생긴 이후 이 곳은 서울시민 뿐만아니라 전국에 소고기를 좀 먹어봤다 하는 이들 사이에 한우 명소로 이름이 알려졌다. 약 20여년 전 도축장은 문이 닫았고 여전히 축산시장으로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마장동 축산시장에 들어가면 어림잡아 1Km가 넘는 골목이 전부 축산시장으로 가득하다. 물론 사이사이는 축산시장에서 산 고기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초장집도 자리잡고 있다. 해마다 두세번은 이 곳을 방문해 질 좋은 한우를 맛본다. 평소엔 하늘을 찌르는 듯한 가격 때문에 사먹기 어렵지만 큰 맘먹고 이 곳을 방문해 질 좋은 한우를 맛보면 며칠은 기분이 좋다. 최근 마장동 축산시장에 들려 구매한 한우 채끝등심과 치맛살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다.
주차팁
마장동 한우 축산시장을 찾아가면 일반적으로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게 된다. 공영 주차장이 시장을 둘러싸고 여러 곳이 있어 어느 곳을 추천하기 어렵지만 필자는 정문(?)에 있는 공영주차장을 주로 이용한다. 주차 공간이 협소해서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에는 주차를 하기 여럽고 많은 시간을 대기해야 한다는 단점은 있다. 그럼에도 정문에 위치하기 때문에 시장을 둘러보기가 다른 곳보다 편리하기에 이 곳을 선호한다. 장점으로는 평일~토요일 오전 9시 전까지는 무료다. 또한 토요일 오후 3시 이후, 일요일 같은 경우엔 무료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시간을 잘 맞춰가면 주차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난다면 오전8시 정도에 방문하는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시간대에는 주차도 무료로 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주차공간도 널널하다.
마장동 한우 축산시장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시간
평일~토요일 오전 9시까지 무료
토요일 오후 3시~일요일 무료
마장동에서 축산 상점 고르기
축산 시장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가격을 물어보면 대부분 큰 차이가 나질 않는다. 부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100g 당 15,000원을 기준으로 (+)(-) 1,000~2,000원 선이다. 이 보다 가격을 더 비싸게 부르는 곳을 오히려 찾기 힘들다. 그래서 고기를 고를 때 주로 가격도 확인을 하지만 육질의 상태를 주로 보고 고른다. 개인적으로 지방함량이 적은 고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마블링이 잘 된 고기보다는 마블링이 적은 고기를 선택하는 편이다. 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고기가 어디서 자랐는지 정도를 물어본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소를 기를 때는 축사 내 우리에 가둬놓고 사료를 먹이며 소를 키우기 때문에 운동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라 대부분 어디서 자랐는지 상관없이 육질에는 큰 차이를 알기 어렵다는 점에서 원산지도 큰 의미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고기를 고를 때 상인에게 물어보는 내용은 먼저 가격과 도축일이 며칠이 됐는지 정도를 물어보고 고기를 냉장고에서 꺼냈을 때 상태를 보고 결정한다. 당일 도축된 고기라면 좋겠지만 3~4일 정도 지나도 선도는 좋기 때문에 선택하는 편이다. 도축일에 따라서 말만 잘하면 가격을 흥정할 수 도 있다.
매장 및 소고기 고르는 팁
1. 고기를 볼 줄 모르고 어느 부위를 먹어도 잘 모르겠는 사람이 오래된 고기가 아닌 신선한 한우를 공급하면서 안씌우는 매장을 고르려면 그냥 가장 큰 매장을 찾아가는게 낫다. 이런 곳은 기본적으로 회전력이 좋고 한 두사람 바가지 장사를 해서 남겨먹는게 오히려 손해인 곳이다. 대부분 정찰로 가격이 매겨져 있기에 가격 흥정이나 서비스는 기대하기 힘들다. 허나 오래된 고기가 아니고 일단 바가지는 안쓰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2. 어느정도 고기를 먹어봤고 썰어놓은 고기를 눈으로 봤을 때, 부위 구분이 가능하다면 선호 부위에 따른 좋은 고기 선별법을 익힌 후에 진열해 놓은 고기 보다는 직접 냉장고에서 꺼내 썰어주는 고기를 달라고 하는 편이 좋다.
3. 기호에 따라 지방이 많은 부분, 혹은 적은 부분, 마블링의 모양을 보며 고를 수 있다. 갈빗살의 경우엔 고기 손질이 잘 안됐을 경우 테두리 부분에 지방이 많이 붙어 있을 수 있는데, 무게를 재기 전에 지방부분을 제거해달라고 요청을 하면 불필요한 지출도 줄일 수 있다.
4. 도축일을 물어보고 3~4일이 넘지 않는 고기를 확보한다. 에이징(숙성)을 직접 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바로 구워 먹거나 3~4일 내에 먹을 예정인 경우에 해당한다.
한우 치맛살
치맛살은 지방햠유량이 다른 부위에 비해 높은 편이라 육질이 부드러운 편이다. 따라서 숙성기간 없이 바로 구워먹기에 아주 좋은 부위다. 치맛살로 입맛을 돋우고 비교적 육질이 단단한 등심으로 이어간다면 소고기를 즐기는 데 부담없는 순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치맛살은 에피타이저 정도로 소량만 구매했다.
한우 채끝등심
채끝등심은 스테이크용으로 아주 두툼하게 잘라서 구매했다. 손가락 두마디 정도로 약 4cm 정도의 두께로 잘라달라고 했다. 두껍게 잘라 고온에 겉만 빠르게 익히고 육즙을 그 안에 가둬 놓은 상태에서 서서히 내열로 내부를 익히면 숙성이 되지 않아도 고기가 마르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감칠맛 나는 육질을 뿜어내게 구울 수 있다.
돼지 목살 서비스는 덤
서비스로 돼지 목살을 두세명이 먹을 정도의 양을 얹어주었다. 이날 목살은 배가 불러 먹지 먹지는 못했다.
한우 구이
소금으로 간을 하고 올리브유를 살짝 둘러가며 치맛살을 먼저 구웠다. 올리브유가 코팅이 되어 반질반질 윤이나 더욱 맛깔 스럽다. 한입 쏙 넣으면 육즙이 나오면서 입안에 소고기 향이 쫙퍼진다. 몇 번 씹으면 그냥 녹아 없어진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그렇게 부드럽고 맛있다. 치맛살로 입맛을 돋우고 이어 채끝 등심으로 본격적인 한우 향연을 시작한다.
한우 채끝 스테이크
두툼한 스테이크를 고온으로 달궈진 철판에 재빨리 사방을 익힌다. 사진으로만 봐도 치이익 소리 지원이 되는 듯하다. 밑간을 미리 해두면 좋겠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구우면서 중간 중간 소금으로 간을 해가며 익혔다.
한쪽이 익으면 재발리 다른 한쪽도 뒤집어 익혀준다.
반대쪽도 어느정도 익었다 싶으면 가장자리 부분도 돌려가면서 철판에 익혀준다. 그러면 사방이 크러스트화가 되어 육즙이 안에 갖힌다. 이렇게 갖히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서히 내부를 익혀준다.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 식성에 따라 핏기가 안보일 정도로 익히거나 핏기가 살짝 있는 상태에서 집어먹으면 아주 기가막힌 채끝 스테이크 구이가 완성이 된다.
중간 중간 소금을 뿌려가며 간을 했기 때문에 따로 양념을 찍지 않아도 맛이 끝내준다. 사실 한우 스테이크는 다른 양념이 필요없다. 한우가 양념 그 자체다. 소금으로 간만 잘 맞춰주면 다른 어떤 부재료가 필요없다.
철판이어서 고기가 달라 붙기에 올리브유를 뿌려가며 구웠다. 올리브유향과 고기향이 어우러져 입안에서는 천상의 맛이 맴돈다. 정말 끝내준다. 다른 수식어가 필요없다. 그냥 맛있다.
두번재 덩이도 똑같은 방식으로 구워 해치웠다. 정말 순식간에 치맛살 한 팩과 채끝 스테이크 두덩이를 먹어치웠다. 근래 먹어본 고기 중에 가히 으뜸이다. 아무리 미국산, 호주산 소고기가 저렴한 가격에 잘 나온다 하더라도 한우의 맛은 비할 수 없다. 가격이 착해지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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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글
한우, 없어서 못먹는다. 정말 비싸다. 비싼 만큼 맛 있다. 그나마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한우 시장은 마장동이다. 그나마 저렴하다는 마장동도 서민이 쉽사리 이용하기란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한우도 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가격이 낮아지길 바라본다. 저렴한 곳이라 하더라도 100g당 15,000원은 줘야 한다. 미국산이나 호주산의 경우 100g 당 2~3000원 선이면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격차가 너무 난다. 우리나라도 축산업계에서 또는 정부차원에서 저렴한 소고기를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면 좋겠다.
여기도 함 가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