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널리고 널린게 돈까스지만, 필자가 어릴적엔 돈까스는 언제나 먹어도 맛있는 일등 음식이었다. 고소하고 풍기가 좋은 스프부터 시작해서 바삭하게 튀겨낸 고기에 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어린아이에 입맛을 사로잡았던 그 추억의 돈까스는 어느새 훌쩍 커버린 누군가에게는 잊지못하는 소울푸드가 되어버려있었다. 그래서 인지 이따금씩 먹고 싶은 음식이 바로 돈까스이다. 사실 김치찌개처럼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게 돈까스다. 배가 고파오는 이른 점심에 경희대 정문에 식당가를 둘러 보던 중 아기자기한 예쁜 익스테리어 디자인에 눈길이 갔다.
자세히 보니 경양식 레스토랑이었다. 출출하던 참에 돈까스를 먹기로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직 점심으로는 이른 시간이라 실내는 한산했다. 그래서 음식을 먹는 동안 혼자 전세를 낸 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 어떤 메뉴가 있는지 확인 부터하고 무얼 먹을지 고른 후 들어갔다. 이것 저것 여러종류의 돈까스와 카레가 잔뜩 있지만, 필자는 경양식 돈까스를 골랐다.
음식을 주문하고 잠시 후, 스프가 먼저 나왔다. 주문한 돈까스가 준비 되는 동안 스프를 떠 먹으며 입맛을 돋우었다. 부드러운 스프의 맛은 돈까스를 기다리는 동안 입안에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스프를 다 먹을 때 쯤, 짙은 갈색의 달콤한 소스가 골고루 뿌려진 두툼한 돈까스가 나왔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 스러운 돈까스는 멈추지 않는 식욕을 자극했다. 기다릴 새 없이 바로 한 조각 큼지막 하게 잘라 한 입 베어 물었다. 고소함과 바삭함 그리고 달달함이 한 번에 전해지니 정말 그 맛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끝내준다. ‘이 맛에 돈까스를 먹지’란 생각이 드는 바로 그 맛이었다.
정말 순식 간에 접시 하나를 싹 비웠다. 뭔가 아쉬웠을까? 빈 접시를 보며 침을 계속 삼키는 필자는 하나를 더 주문할까하다 남산만해진 배를 보고 정신차리고 자리를 나섰다. 맛있는 점심 한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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