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산자락이 위치한 백사마을에 다녀왔다. 이곳은 60년 대 후반 용산, 청계천, 안암 등지에 판자촌에서 살던 사람들이 정부 정책에 의해 강제로 이주 되어 터를 잡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 곳이다. 지금부터 약 50여년 전에 산 비탈을 깍아 천막을 치며 살 던 곳이다. 낡고 허름만 그 모습이 여전히 남아 있어 오래된 느낌의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사진기를 들고 찾는 이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필자도 사진기 하나 들고 비탈길을 따라 주적주적 올라가 보았다.
비좁은 길을 따라산 비탈에 옹기종기 세워진 집들을 보며, 이 곳까지 등떠밀려 온 그네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낡아 무너지고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도 많아 거미줄이 그 을씨년쓰러움을 더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곳에 거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소리를 죽여가며 발걸음을 올겼다.
얼마나 길을 따라 올랐을 까? 작은 구멍가게 하나가 이곳이 아직 사람사는 곳임을 말해주고 있다.
집과 집 사이에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적도로 작은 길이 나 있다.
틈틈이 보이는 벽화가 백사마을이 지나온 시간을 말해준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길고양이들, 내가 그들 사이를 지나가니 나를 반기기라도 하듯 내 주위로 몰려든다. 먹을 거라도 하나 던져주면 좋으련만, 수중에 이들에게 전해줄게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에 이곳을 찾는다면 나를 반겨준 고양이들을 생각해 자그마한 먹거리다도 들고가야겠다.
태극기가 펄럭이고 빨래가 바람에 흔들리며 뙤약볕에 잘 마르고 있다.
행여 거센 바람에 지붕이 날라갈까 싶어 올려놓은 무거운 타이어가 어찌 그리 자리를 잘 잡고 있는지… 안정감 마져 든다.
어느 여름 날의 뜨거운 햋빛에 고추가 벌겋게 익어가고 있다.
마지막 남은 서울의 달동네라는 타이틀이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곳은 이제 재개발을 추진중이라 한다. 이곳에 사시는 분들 중 얼마나 많은 분들이 재개발의 혜택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다 편한 곳으로 이주할수 있을 정도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한편으로 이런 곳이 역사적 가치 측면에서도 그대로 남아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공존한다. 서울의 화려함과 번접함 그리고 복잡함 속에 감추어진 이런 곳 역시 서울의 또다른 모습이니 말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조사자료
http://www.museum.seoul.kr/www/board/NR_boardView.do?bbsCd=1012&seq=00000000000022419&sso=ok
불암 도서관 | 모던한 외관과 편안한 실내를 가진 여유로운 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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