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전부터 관심이 간 영화가 있었다. 바로 승리호다. 워낙에 sf를 좋아하고 우주이야기는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우주를 소재로 한 영화는 워낙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쉽사리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로 잘 알려져 있다. 대부분 헐리우드 영화나 그럴싸한 영상을 스크린에 담아 낸다.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에서도 우주를 다룬 영화를 제작했다는 소식은 기대반 의구심반이었다. 안타깝게도 코라나19로 인해 개봉일이 차일피일 미뤄지더니 기다림에 지칠 무렵 결국엔 승리호는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스트리밍으로 대중을 만났다. 바로 어제 2021년 2월 6일 금요일 승리호가 세상에 공개된 날이다. 관객으로 영화를 기다렸던 한 사람으로 공개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관람했다.

지금으로부터 70여년이 지난 뒤인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지구 환경은 사람이 거주하기 어려울 정도로 황폐해져 더 이상 생명 유지가 어려워 우주에 인류가 살아갈 낙원을 건설한다. 이 낙원에는 선택된 돈많은 이들만 시민권자로 이주해 살수 있다. 이후 화성의 테라포밍(지구화) 우주 개척을 통해 새로운 인류사를 이어간다. 선택되지 못한 돈 없는 이들은 지구에 남거나 우주 청소부로 간간히 먹고살고 있다는 것이 영화의 배경이다. 이러한 배경 설명은 영화 서두에 텍스트로 안내한다.

승리호 선장 및 탑승자들인 김태리, 송중기, 진선규, 안드로이드-업동이 (목소리 유해진)는 각각의 사연으로 우주 청소부가 되어 우주 쓰레기를 치워 돈을 벌어 살아간다. 그러던 중 뜻밖의 사건이 발생해 이들은 빌런과 전쟁을 하게 된다. 이후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기에 더는 삼가도록 하겠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나서 필자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우리나라 SF가 이정도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사실에 놀랄수밖에 없었다. 특히 CG의 발전은 승리호 이전과 이후로 나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뛰어나다. 동의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 보면서 가오갤(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떠오를 정도로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관람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후기를 보니 개연성 부분에서 악평을 볼 수 있었다. SF 오락 영화에 그냥 즐기면 됐지 무슨 개연성까지 따져가며 깍아내릴 필요가 있을까 싶다. 특히 제작비가 230억이 들었으나 이제는 저예산 영화로 분류 될 정도로 영화시장이 커졌기 때문에 이정도 예산으로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오히려 박수를 쳐주어야 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제작비가 1억7천만 달러, 마케팅비가 1억 5천만 달러 총 3억2천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4천억원 가량 든 작품이다. 이에 비해 승리호는 고작 230억원에 제작했다. 순 제작비만으로도 10배의 차이가 난다.

음향은 다소 아쉬웠다. 후시녹음(영상촬영 후 녹음을 따로 작업)으로 인한 싱크가 부분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뿐더러 연기작들의 대사가 잘 안들리기도 했다. 아마도 코로나 이후 후반 작업시 시간이 부족했다거나 저예산에 마추다보니 벌어진 일이 아닐까 싶다. 이런 스피드 있는 SF는 넓은 스크린과 극장내 빵빵한 오디오로 박진감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을텐데 자그마한 태블릿으로 보고 있노라니 어려모로 아쉬웠다. 아쉬운점도 있지만 간만에 스트레스를 날려버릴며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인 영화다. 추후 코로나 국내 사정이 나아지면 극장 스크린에서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승리호 후속을 기대해본다.

필자가 준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