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여행 막바지에 다달았다. 내일이면 귀국행 비행기를 타야하니 말이다. 여행의 설렘은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이 여정을 즐기리라. 넷 째날 여정은 사실 별 거 없다. 사파에서 하노이로 이동하는데 하루를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일정을 맞추러다 보니 낮 시간에 어쩔 수 없이 6~7시간을 버스에서 보내야 했다. 오는 길에 누워서 태블릿으로 영화도 보고 사진 정리도 하니 금새 시간이 흘러 무료하지 않게 그 시간을 보내면서 목적지에 도착해서 다행이긴 하다.
전 날 장시간을 걸은 탓인지 저녁 먹고 들어오자 마자 바로 잠이 들어 늦게까지 이불 속에서 나올 수 없었다. 일어어나자마자 조식을 배불리 먹고 호텔 주변 산책을 나선다. 유럽풍의 건물들이 우뚝 서있다. 베트남이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기에 이런 양식의 건물들이 곳곳마다 눈에 띄인다.
필자가 묵은 호텔은 이 호텔이 아니고 바로 옆 조그만하게 보이는 SPA CENTRE HOTEL이다. 고급 호텔은 아니기에 하룻밤 자기에 무난한 수준이다. 나름 아늑하고 조식도 어느정도 잘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기 사이에 공터가 아주 넓직하게 있다. 운동장 만한 곳인데 사진을 빼먹었나 보다. 맞은 편에 성당이 있어 그곳을 둘러보러 발걸음을 옮긴다.
오래된, 적어도 100년은 더 됨직한 건물에 세월이 묻어나 감상에 빠져든다. 여기서 인물 사진을 많이 담았던거 같다. 그래서 인지 건물 사진이 많이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인근에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 등산코스가 하나 있다. 그 근처에 잡화상이 쭉 늘어 있다.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수를 놓은 손지갑들이 화려하게 진열되어 있다.
이제 호텔에 들어가서 짐을 챙겨 나왔다. 체크아웃시간까지는 약간 여유가 있었지만 조금 이르게 체크아웃을 하고 슬리핑 큐브 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한다. 버스 출발 시간 때문은 아니였고 버스 타는 곳에서 체크인을 한 후, 짐을 맡겨놓고 사파 시내 일대를 더 둘러 볼 계획이다. 호텔에서 버스 체크인 하는 곳까지는 도보로 10분 정도 걸렸다. 하노이행 큐브 버스는 터미널에서 타는 것이 아니니 혹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참고하면 좋겠다. 간혹 버스터미널에서 큐브 버스를 찾는 여행객들이 있다고 한다.
침대 버스 타는 곳에서 짐을 맡겨놓고 사파 시내 일대를 둘러보았다. 사파에 온지 며칠이 지났지만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마지막 짜투리 시간에 시장도 둘러보고 터미널도 둘러보고 카페에 가서 커피도 마시며 버스 시간을 기다렸다.
베트남도 커피 산지라서 커피가 아주 유명하다. 가는 곳마다 커피 맛을 볼 수 있었다. 깊고 그윽한 맛은 정말 일품이다. 이곳에서 커피 맛을 보니 진한 커피맛의 풍미를 조금 알 것 같다. 베트남 식 커피가 그립다.
장장 6시간을 이동해야 하니, 배불리 조식을 먹었기에 간단히 반미로 점심 끼니를 해결 하고 이제 버스에 오른다.
이게 타고갈, 아니 타고온 큐브 버스다. 이전에 슬리핑 버스는 사방이 노출된 상태에서 침대칸에 누워서 왔다면, 큐브 버스는 사방이 막혀 있다. 개인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고 다른 방해를 받지 않고 편히 올 수 있어 조금 가격을 더 주더라도 추천한다.
여기서부턴 다시 하노이다.
커피 좀 사서 갈까란 생각으로 커피 상점에 들어갔다. 고급 품종의 커피라 그런지 다소 가격이 셌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과 별반 차이를 못느껴 둘러보다가 나왔다. 아니 배가 고파서 더 볼 힘이 었었던거 같기도 하다. 바로 저녁을 먹으러 근처 생선튀김(짜까라봉)으로 유명한 곳을 찾아갔다.
짜까라봉은 생선 튀김에 베트남식 액젓과 쌀국수 등 여러가지 고명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처음 맛보지만 왠지 모르게 익숙한 맛이었다. 아마도 강한 기름 맛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생선 맛보다는 기름 향이 강해서 다른 맛을 잘 못느낀다. 그래서 다소 느끼하다. 허나 그 느끼함을 베트남 식 액젓이 잡아준다. 그 표현하기 어려운 오묘한 맛이 있다.
넷 째날 일정의 마지막은 롯데마트에서 쇼핑이다. 롯데마트가 어떻게 생겼을 지 궁금했다.
베트남과 수교이래 일찌감치 한국 기업이 진출해서 많은 영역에서 한국 기업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쇼핑 시장도 그렇다. 롯데마트를 가보니 그 안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베트남 지역 상품이라는 것 외에는우리나라 마트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이것 저것 먹거리 위주로 잔뜩 사왔다. 나중에 계산 내역을 보니 우린돈으로 15만원 넘었다. 커피도 사고 과일도 사고 음료도 사고 등등 먹고 싶은건 다 골랐던거 같다. 귀국 전까지 다 먹느라 애좀 먹었으나 진짜 남김 없이 다 먹었다.
건강한 여행 되세요~~~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보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