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유행으로 이제 국내여행도 어려워졌다. 모 교회 815 집회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전 다행이도 짧지만 하루짜리 부산 여행을 무사히 다녀왔다. 부산은 10년 전쯤 친구들과 추억 만들기 여행을 다녀오고 처음이다. 그 만큼 연고가 없고 또 멀게만 느껴져 쉽사리 발걸음이 가질 않았었다. 이번엔 부산을 택한 건 서울에서 좀 벗어나 답답함을 달래고 싶었다. 그렇게 아무런 계획 없이 매우 즉흥적으로 부산을 향하는 열차를 예매했다. 얼마나 즉흥적이었냐면, 부산 가자란 말과 함께 바로 KTX 예매 후 간단한 짐을 싸들고 출발 했다. 이 시간이 한시간이 채 넘지 않았다. 부산을 가기로 결정하고 한 시간도 채 안돼서 아내와 나는 집을 나섰다. 웃음이 나오고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의 신비로운 기대감이 몰려왔다. 새벽 1시 넘어서 부산에 도착했다. 그렇게 1박2일이 아닌 1박1일의 부산 여행을 시작했다.
기차 안에서 부랴부랴 숙소 예약에 들어갔다. 그 때가 마침 연휴 시작이어서 부산역 근처에 숙소가 거의 다 매진된 상태였다. 여차하면 길바닥에 나 앉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 수록 아내의 기지를 보고 놀라움을 경험한다. 그 짧은 시간에 검색해서 나온 숙소에 스무곳은 전화를 돌린듯 하다. 안타깝게도 모두 만실이라는 아쉬운 소리를 전해들었다. 부산역 인근에 다행이도 숙소 한 곳을 찾았는데 게스트하우스였다. 정말 다행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실제론 기대를 충족하는 숙소는 아니였지만 길바닥에서 떠돌지 읺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부산역, 숙소 (게스트하우스 단테)
위에서 살짝 언급했던 것처럼 게스트하우스에서 밤을 보냈다. 장점이라면 개인 샤워시설이 있다는 점과 도미토리가 아닌 룸형식의 방이었다. 이외에는 낮에 부산 일대를 둘러보는 동안 짐을 보관할 수 있다는 거다. 단점으로는 가성비 측면에서 부산의 모델 평균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5만원 수준에 하룻밤이 해결이 되는 타도시권 모텔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필자는 불가피했기에 이 숙소를 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다른 대안이 있다면 그 대안에 한표를 던지겠다.
대건명가 돼지국밥
당일치기 수준의 짧은 여행이기에 아침일찍부터 시작한다. 이른 아침 숙소를 나서 식사를 하는 갓부터 일정의 시작이다. 아침부터 든든하게 부산하면 빼먹을 수 없는 돼지국밥이 이 여행이 스타트를 끊었다. 숙소와 가까운 곳에 유명한 국밥집을 찾아소다. 10여년 전 투박한 돼지국밥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 번에 찾은 곳은 이런 표현이 작잘할지 모르나, 모던하고 깔끔하고 잘 정제된 그런 곳에 고급화 전략으로 돼지 국밥의 수준을 높인 곳이었다. 수육도 단백하고 국밥의 국물도 매우 단백했다. 돼지국밥하면 비리다는 편견이 완전히 깨버렸다. 보드랍고 고운 사골국이 떠오르는 맛이다. 이 정도로 이 식당의 평은 마치고 다음 여정으로 넘어간다.
이바구길
지난 밤 묶었던 숙소에 캐리어 짐보관을 하고 이바구길을 따라 나있는 주요 관광 포인트로 이동했다. 이 주변은 다 걸어서 이동이 가능, 단 여름에는 폭염때문에 무척 힘이든다. 당시 이 곳을 다닐 때 한낮 기온이 36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는 날이었다. 뜨거운 여름철에 이곳을 다니니 여행 만족도는 떨어졌다. 부산 방문 목적이 해수욕장이 아니라면 , 개인적으로 더위를 피해서 초봄 또는 늦가을 추천한다.
168계단 모노레일
이바구공작소
이바구길 사진관
BrwnHands 백제 카페 (구 백제병원)
차이나타운
송도 케이블카
몰랐는데 송도에도 해수욕장이 있다. 부산 해수욕장 하면 대표적인 광안리, 해운대 해수욕장은 누구나 들어봤을 곳만 알았지 송도에도 해수욕장이 있는 줄은 몰랐다. 부산역에서 이 곳까지 택시타고 가면서 택시 기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기억에 남는 송도 해수욕장에 관한 이야기는 이 곳은 파도도 잔잔하고 물 깊이도 적당해서 가족단위 피서객에게 적당한 곳이라 말씀하셨다. 사람이 붐비는 곳보다 한적한 곳을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이미 잘 알려진 곳보다는 이런 곳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부산역에서 송도로 이동한 이유는 이 곳 명물인 송도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다. 휴가철이었던 만큼 많은 인파가 부산을 찾았기에 유명 관광지는 이미 관광객과 피서객들로 가득찼다. 송도 케이블카도 예외는 아니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인파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케이블카 매표를 하는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이미 길게 늘어진 줄을 따라 순서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발권을 마치더라도 끝난게 아니다. 이제는 탑승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거의 한 시간 남짓 시간을 보낸 듯 하다. 발권을 마치고 탑승구가 있는 4층에 올라가 보니 놀랍게도 4층에 매표 무인판매기가 있었다. 이 기기로 매표를 했다면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리지 않고도 매표를 할 수있었다. 괜히 속으로 시간을 허비했다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송도 케이블카 매표 팁!!
여기서 경험으로 깨달은 한 가지 팁을 적어본다면, 혹시나 송도 캐이블카를 타러 갔을 때, 1층 매표소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으면 4층에 한 번 가보시라. 4층 탑승구가 있는 곳에 가면,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티켓 무인판매기(키오스크)가 있어서 줄이 없어 바로 티켓을 끊을 수 있다.
케이블카는 에어크루즈, 크리스탈크루즈 두 종류가 있다. 에어크루즈는 남산 같은 곳에처럼 일반 흔히 볼 수 있는 케이블카이고 크리스탈크루즈는 다른 건 다 같은데 바닥이 투명하게 되어 있어 이동하는 동안 발 아래를 보며 이동할 수 있는 케이블 카이다. 색다른 경험을 위해 크리스탈크루즈로 티켓을 끊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어느덧 탑승 순서가 돌아왔다. 막상 타보니 바닥이 크리스탈로 되어 아래를 보며 이동 한다는 건 10초 정도 신기할 뿐, 그 이후에는 별 감흥이 안생긴다. 다음에 또 타라고 한다면, 그냥 일반 케이블카를 탈 듯하다. 가격도 저렴하고 대기 줄도 훨씬 짧기에 여러 기회비용 층면에서 이득이라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송도용궁구름다리
케이블카를 타고 건녀편으로 넘어가면 송도용궁구름다리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이어진다. 여기까지 온 김에 구름다리를 건너보기로 했다. 폭염에 잠깐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 흐른다. 막상 가보니 그 정도로 무리해서 가볼 곳은 아니다. 사실 별로 볼 것이 없다. 체력이 된다면 날시가 좋다면 한 번쯤 가볼 만 하다. 큰 기대 없이 그냥 간 김에 들리는 정도다.
(속시원해)대구탕
케이블카를 타고 구름다리를 걷는 동안 점심 때가 지나버렸다. 허기가 밀려온다. 송도 해수욕장 인근 도로에 즐비한 상가 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한다. 처음에는 블로그 글을 보고 해물탕을 먹으러 했다. 허나 블로그 글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점과 결정적으로 식당이 6층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호평인 곳은 블로그 광고인듯 싶어 발길을 돌리고 다른 식당을 찾았다. 그렇게 눈에 뜨인곳이 대구탕집니다. 대구 맑은탕, 대구 매운탕 가릴 것 없이 좋아하는 터라 망설임 없이 들어갔다. 이곳은 대구 맑은탕, 이른바 지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다. 대구 지리에 이리(어떤 곳에서는 곤이)를 추가해 먹었다. 워낙 대구탕은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내돈내산이고 절대로 광고가 아니다. 정말 맛있다. 혹여나 근처에서 뜨끈한 국물로 몸을 녹이고 싶다면, 한여름이라도 이열치열로 더위를 식히고 싶다면, 지친 몸에 활기를 넣고 싶다면 정말 강력히 추천하는 곳이다.
감천 문화마을
허기를 달랜 후, 아니 맛잇게 배불리 먹 은 후, 다시 한 번 택시를 타고 감천 문화마을로 이동했다. 여행 시작전 이곳은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점찍어 두었던 곳이 바로 감천 문화마을이다. 기대보다 훨씬 더 만족 스러웠다. 여행 일정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다. 아기자기하고 사진찍기 정말 좋다. 유명한 어린왕자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명소가 바로 이곳이다. 지금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이지만 과거 우리나라에 총탄이 서로 같은 민족을 겨누며 피를 흘릴 때, 수 많은 피난민들이 이곳에 내려와 난민생활을 했던 곳이다.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는 장소가 이제는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탈바꿈 됐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곳이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 난리 이후로 터를 잡은 사람들이 여전히 머물고 있는 생활 터전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곳을 다닐 때는 소란스럽게 헤서는 안된다. 관광도 좋고 수익도 좋지만 여전히 문화마을의 주인은 이 곳에 살고 있는 주민이기 때문이다.
자갈치시장, BIFF 거리
부산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소라하면 바로 자갈치 시장이 아닐까? 이제는 과거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한쪽에 재래시장 본 모습을 간직한 채, 생계를 꾸려가는 상인들이 있다. 자갈치 시장 옛시장을 걸었다. 걷는 동안 상인들의 호객행위가 조금 불편팼지만, 진열되어 있는 아니 매대에서 판매중인 여러 수산물이 크고 저렴하고 먹음직 스러웠다. 특히 고등어가 제일 탐스러워보인다. 정말 팔뚝보다 더 큰 고등어가 한 소쿠리 다섯 마리쯤 되는 것이 고작 만원밖에 하지 않았다. 서울 물가에 비해 정말 저렴하다. 행락철 바가지가 있다고 해도 저렴하게 느껴졌다. 무얼 하나 사갈까 둘러보다 문어를 구매했는데 크기가 장말 어마어마했고 가격도 착했다. 2.5키로 짜리를 4만원 정도에 구매했던 것 같다. 만약 같은 크기 문어를 포항에서 구매했다면 8만원은 줘야했을 것이다. 시장 투어를 마치고 부산국제영화거리를 조금 걷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문화공간 수정
다음으로 간 곳은 문화공간 수정이라는 곳이다. 허나 헛걸음이었다. 아쉽게도 내부 수리중이어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아이유가 뮤직비디오를 찍은 곳이라 해서 흥미를 갖고 찾아 갔지만 담장 넘어로 기웃거렸을 뿐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래서 이곳에 대해선 별로 적을 내용이 없다. 혹시 다음에 또 부산에 가게 된다면 그 때 다시 찾아 가 볼 생각이다.
육전밀면
부산의 대표음식하면 돼지국밥에 이어 부산 밀면이 아닐까? 여기까지 와서 밀면 맛을 보지 않고 갈 수 없다. 돌아갈 시간이 가까웠기에 부산역 근처에서 밀면을 맛보기로 한다. 음 음, 맛을 표현하긴 어렵고 추천하기 어려운 곳이다. 블로그나 후기로는 맛집이고 명소로 알려졌으나 사실 사실 이하였다. 면은 면대로 불고 양념도 입에서 그다지 맛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포항에서 먹었던 밀면이 훨씬 더 맛이 있었다. 육전도 포항에서 먹었던 육전 냉면이 훨씬 더 맛이 있다.
포항 오천 동화면옥, 얼큰하고 단백한 육수와 고소한 육전 그리고 쫄깃한 냉면
나가는 글
짧지만 알찬 부산 여행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다녀온지도 어언 두달이 다 되어 가는데, 기억을 더듬어 아직은 생생한 기억으로 글을 적으니 여전히 여행을 하고 있는 듯 하다. 하루 빨리 코로나 감염병이 종식해 자유로이 사람들을 만나며 이곳저곳 다닐 수 있는 시간이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정말이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어쨋든, 즉석에서 떠나며 아무런 준비 없이 다녀왔지만 빠진 것 없이 다 경험하고 온 알찬 여행이었다. 시간 내기 어려운 현대인들이라면 그리고 코로나로 장기간 여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필자처럼 즉흥적으로 짧게 다녀오는 여행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돼지국밥과 이바구길의 브라운핸즈 카페(옛 백제병원) 그리고 감천 문화마을은 사진을 정리해 포스팅을 개별적으로 해볼까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론 전적으로 나의 의지에 달렸고 언제든 뒤로 밀리거나 글 쓸 계획은 취소 될 수 도 있다. 아무튼 즐거운 여행이었다.
부산을 부산에 사는 저보다 더 알차게 돌아다니신거 같은데요?? 오히려 제가 이거 보고 놀러가야겠어요 ㅎ
앗 부산 시민께서 직접 댓글을 남겨주시는 군요. 부산 소박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지닌 멋진 도시 같아요. 짧지만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와 부산여행 가기전에 이 포스팅을 봤었어야 했네요 ㅠ ㅎㅎ 멋진 포스팅 잘봤습니다. 좋은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성의 있는 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자주 찾아주세요^^
아직 부산을못가봤어요..작년겨울에 가려다가못갔는데 바로 코로나가..ㅜ 사진보니 부산이 갑자기 또 가고싶어집니다
대구탕은 지리로 끓인건가보네요?
술마시고 다음날 기가막힐듯요~
저도 부산을 정말 오랜만에 다시 가봤네요~ 멀어서 그렇지 짧게라도 다녀오면 기분전환도 되면서 일상에 활력이 생기네요^^ 시간 한 번 내보세요ㅎ
부산에 오셨군요 포스팅 정말 멋지네요 좋은 글 언제나 감사 합니다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다음에 부산여행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