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수학여행지로 꼽히는 경주, 아마도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신라시대 유물이 가장 많이 보존되어 있는 도시여서 그런 듯하다.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으로 이 곳을 처음 방문했다. 그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지나고 천년신라의 숨결이 잠들어 있는 경주를 다시 찾으면서 오래전 일이라 어렴풋이 희미한 기억만 남아있던 그 추억의 장소에 선명한 색을 칠하고 온 듯한 느낌이다. 기억의 선명한 채색을 도와 주려는 듯, 이 날은 날씨도 정말 화창했다.
요즘은 잘 그러지 않는데, 어릴 적, 어른을 만나면 꼭 묻는 것이 있었다. 바로 본, 본적이 어디냐라는 질문이다. 어려서 부터 본을 모르면 근본이 없다 하여 아버지는 물론 집안 어른들에게 수도 없이 들었던 본적지 경주,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경주는 나고 자라지 않았어도 고향같이 느껴져 친근하다. 왠지 모를 친근함과 고향을 다시 찾은 마음으로 천년도시 경주를 둘러 본다.
천마총이 위치한 대릉원이다. 국사 교과서에서 수도 없이 봐왔던 용맹한 신라의 모습이 담긴 천마도가 발견되어 이름 붙여진 천마총을 아쉽게도 이 날은 들어가 볼 수 없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내부수리중이어서 커다란 울타리가 쳐저 있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뒤로하고 주변을 거닐수 밖에 없었다. 어쩐지 무료로 입장을 할 수 있더란…
초대 김씨왕인 미추왕의 릉이다.
대릉원을 나와 좌측에, 작은 길을 따라 가면 황리단 길을 만날 수 있다.
오래된 상점들이 작은 길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다. 어디에나 똑같은 프랜차이즈 상점이 들어서지 않아은 소규모의 상점이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모습이 참 정감이 간다. 하지만 이곳도 소문이 나기 시작해 개발의 붐이 일기 시작한다고 한다. 실제로 몇몇 상점은 허물리고 새옷을 입는 중이었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였으면 하는 건 필자만의 욕심일까?
경주하면 먹거리 간식으로 경주빵, 황남빵이 유명한데, 찰보리빵은 처음 들어 봐서 한 번 구입을 해 보았다. 개인적인 입맛으론 그냥 밍밍한 보리빵인데, 맛있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냥 필자에게는 달달한 팥 앙금이 들어 있는 고소한 경주빵이 훨씬 맛있다.
당시의 과학기술과 건축기술을 엿 볼 수 있는 첨성대이다. 두차례 강한 지진이 경주와 포항에서 발생해 문화재 손실의 우려를 했지만 진원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첨성대 만큼은 흔들림에도 끄떡이 없다. 두 번다 창한 날씨 덕에 엽서에 담긴 사진처럼 아주 잘 나왔다. 첨성대는 밤하늘 별을 관측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랬는지는 의구심이 든다. 별을 관찰하려면 일반적으로 높은 산이 더 좋을텐데, 이런 평지에 별을 관측하는 구조물을 세우다니…이런 의심을 해결해 줄 역사학자가 나와주길 바라본다.
언젠가 이와 비슷한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해 놓은 적이 있었다. 분홍빛의 수채화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우아하면서 단아하다. 외래품종이지만 동양의 미가 엿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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