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만기가 1년 이 채 남지 않았다. 기존 여권을 만든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니 격세지감이다. 수년 전 여권 디자인이 바뀐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어 알아보니 코로나 19 이후 여권 수요가 급감해 가지고 있던 여권 재료 재고가 많이 남아 소진 시까지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하는 형태로(단기 여권에는 기존 여권 디자인으로 장기 10년짜리 여권은 차세대 여권으로) 지난달부터 차세대 여권 발급을 시작했다. 기존부터 여권의 로마자 이름 사이에 하이픈이 있어 이걸 제거하고 싶은 마음에 여권을 변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차세대 여권이 나온다는 소식에 당장 해외에 나갈 일도 없고 급하지도 않아 차세대 여권 출시 이후로 미뤄뒀었다. 드디어 차세대 여권 출시 소식에 짬을 내어 여권 신청을 했다. 동시에 로마자 이름 사이에 있던 하이픈 제거를 위한 로마자 이름 변경도 진행했다. 그 과정을 사진과 함께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다.
여권 재발급 준비물
여권 재발급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이 있다. 기존 여권(신분증으로 갈음)과 6개월 내 촬영한 여권용 사진이다.
- 기존 여권
- 여권용 사진
여권사진은 고민없이 사진관에서
여권 사진 규정이 완화 됐다고 하나 여전히 까다롭다. 머리카락이나 안경 모자 등으로 이목구비를 가리면 안 되고 얼굴에 그림자도 없어야 한다. 그림자 없이 사진을 찍는 것은 기본적인 사진 기술 외에도 포토샵 기술이 필요하다. 사진 편집에 자신이 있다면 셀프로 시도해 볼 수 있겠지만 여권사진만큼은 사진관을 찾기를 권장한다. 이를 간과한 채 사진 한 두장 정도만 필요한 상황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DSLR 카메라를 동원해 직접 사진을 찍고 포토샵을 해 여권 사진을 만들었으나 안경을 쓰고 찍은 탓에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 때문에 접수할 때 거절 당해 구청을 두 번 찾는 불상사를 격었다. 물론 그림자 제거하는 것 역시 필자가 직접해 셀프로 여권 사진을 만들었지만 사진 때문에 구청을 두 번 찾는 건 아주 곤욕이었다. 그러니 필자와 같은 헛수고를 말고 그냥 사진관을 찾아 시간을 아끼길 바란다.
필자는 여권 신청을 위해 강남구청을 찾았다. 이날이 금요일 오전이었음에도 민원업무를 보는 이들이 장말 많았다. 다행히도 여권 창구에는 대기인원이 많이 없어 금방 여권 신청을 끝낼 수 있었다.
여권신청 순서
- 여권신청서 작성 – 신규, 재발급(유효기간연장제도 폐지)
- 여권 안내 및 대기 – 신청서 확인 후 번호대기표 교부
- 여권 접수 – 창구접수
1. 여권신청서 작성
여권창구 맞은편에 여권 산청서가 잔뜩 준비되어 있다. 작성례를 따라 신청서를 작성한다.
2. 여권 로마자 이름 변경 – 하이픈 제거
여권 재발급의 경우, 로마자 이름은 기존 것을 그대로 사용하기에 따로 적지 않아도 된다. 필자는 이름의 음절 사이에 하이픈을 넣었었다. 10여 년 전에는 으레 음절을 구분하기 위해 하이픈을 넣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막상 해외에 다녀보니 하이픈이 굉장히 번거롭다. 미국에서는 이걸 왜 넣었느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고 띄어쓰기로 이해하기도 한다. 또한 하이픈 뒤의 이름은 미들 네임인 줄 알기도 하고 이름의 첫음절만 부르기도 한다. 비행기 예약 시에도 이름을 적을 때 하이픈은 들어가지 않아 혼선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하이픈을 제거를 위한 이름 변경을 위해 신청서에 새로 사용할 로마자 이름을 적었다. 로마자 이름을 뭐 거창하게 바꾼 것은 아니고 기존에서 하이픈만 제거했다.
- 예, GIL-DONG에서 GILDONG로
3. 여권 접수 대기
대기인수가 3명이 있어 순서가 올 때까지 자리에 앉아 대기한다.
4. 대기중 읽어보는 여권 사용 안내
대기하는 동안 여권사용 안내가 적힌 인쇄물을 보며 유의사항을 확인한다.
차세대 여권에는 주민등록번호가 기입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내에서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한 신분 증명으로는 사용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권정보증명서를 발급 받으면 주민등록번호가 인쇄되어 여권을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여권정보증명서는 여권사무 대행기관, 재외공관, 무인민원발급기 및 온라인(정부24, 영사민원24)에서 발급할 수 있다.
5. 여권 재발급 접수
접수 과정은 따로 사진을 찍지 못했다. 창구 직원의 지시에 따라 얼굴확인, 지문인증 등 여러 신분확인 절차를 하는 과정에서 사진을 찍기란 무리였다. 접수하면서 이름변경에 관한 직원에게 이야기를 했다. 기존 여권에 이름 사이에 있는 하이픈을 이번 재발급에서는 제거하기를 원한다고 말을 했다. 관련해서 로마자 이름 변경 신청서 한 장을 주면서 작성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간단히 개인정보와 영문이름 등을 기입하고 변경 사유에 로마자 이름 사이 하이픈 제거라고 적고 제출했다. 별다른 조건 없이 하이픈 제거에 성공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직접 찍은 사진이다. 얼굴에 그림자가 많아 사용하기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는 수 없이 수정된 사진을 다시 가지고 와 제출해야 했다. 관련해서 위에 언급했기에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접수 마지막에는 여권 발급 비용 53,000원과 우편배달 서비스 비용 5,500원도 카드로 결제했다.
6. 여권 수령
여권 신청시 우편배송 서비스를 함께 신청했다. 금요일 여권 재발급 신청 후 화요일에 여권을 수령했다. 우리나라 행정처리 속도가 정말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우편 배송서비스의 경우 반드시 본인만 수취가 가능하다. 본인 수취기 아려울 경우, 우편 배송서비스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우체국에 신분증을 가지고 찾으러 가야 하거나 여권을 찾기 위해서 구청으로 가야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7. 차세대 여권 재발급 수령
디자인은 개인 취향이라 호불호가 존재 하나 개인적으로 차세대 여권은 가히 듣던대로 디자인이 정말 예쁘다. 세세한 곳 신경을 많이 쓴게 느껴진다.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부분은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만들어졌다. 여러 위조방지 기술이 들어가 있어 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한글이 보이기도 하고 훈민정음 서문의 일부가 보이기도 한다. 멋스럽다.
사증란에도 한국 전통 문양이나 문화재가 삽화로 들어가 있어 페이지 하나하나 넘길 때마다 민족 고유의 미와 역사를 느끼게 해준다.
기존여권과 비교 하면 푸루죽죽한 기존 여권에서 뭔가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곤색으로 바뀌어 대한민국의 힘이 느껴진다. 하루 빨리 이 여권을 들고 해외로 나가고 싶다. 코로나가 좀 나아져야 할 텐데, 언제 그 날이 올지…
8. 기존 여권은 펀칭 후 사용 불가
기존 여권은 여권 재발급 신청하는 날 바로 현장에서 VOID 펀칭을 해 사용불가 상태가 된다. 재신청 즉시 사용불가이기에 여권이 바로 필요하다면 여유를 가지고 재발급을 받아야 한다.
안녕하세요, 저도 이름 사이에 하이픈이 있어서 해외 공항 이용할 때 불편했는데 덕분에 변경하는데 큰 문제 없다는 점 알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정보 정말 꼼꼼하게 잘 정리 되어있네요. 하이픈도 수정하면 된다니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그런데 펼친 사진에서 여권번호가 보이네요. 개인식별번호이니 가리시는게 좋을거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