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래옥 (又來屋), 평양냉면 면발은 쫄깃 국물은 단백

무더위가 기승하는 요즘, 더위를 피할 묘책이 없을까 고민이다. 우리내 조상들은 이열치열이라며 더운날 더운 음식으로 더위를 이겨보려는 시도를 했단다. 선조들의 이열치열의 지혜보다는 지금 이 순간 더위를 식히고 싶다. 이열치열은 커녕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제일 좋다. 물도 한 잔 더 마시게 되고 음료도 시원한 걸로 찾는다. 그런 계절이 찾아 왔다. 오히려 식욕도 떨어진다(좋은 현상인가?). 그래도 먹을 걸 잘 먹어야 이 삼복더위를 날 수 있는데, 뚝 떨어진 식욕을 돌게할 무언가가 없을까? 시원한 냉면이 정답이다. 잠시라도 흘린 땀을 식혀가며 속까지 시원한 고기 육수 냉국으로 채우면 잠시 다른 세상에서 더위를 잊는 듯한 기분이 들게한다. 그래서 작년 이맘때, 아니 이 보다 더 강렬한 태양이 대지를 달굴 때, 평양 냉면을 전문으로 하는 우래옥이라는 식당에 다녀왔다.

우래옥은 그 역사와 함께 전통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 미래 유산에 등재되고 안심먹거리 등 여러 모범 음식점으로 인증을 받았다. 또 그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맛을 인정받아 미세린(미슐랭)에서도 2017년 2018년, 2년 연속 맛집으로 선정됐다.

 

이 곳을 찾은 손님이 많이 몰려서 얼마간의 대기 후 자리에 앉아대표음식인 평양식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원래, 평양식 냉면은 우리가 생각하는 매콤 새콤한 그런 냉면이 아니다. 가미가 안된 슴슴한 뭔가 밋밋한 맛을 특징으로 하는게 평양냉면이다. 우래옥의 평양 냉면 맛은 기대하는 앞에서 말한 평양 냉면이 가진 특징이 있는 맛은 또 아니다. 진한 육수가 입맛을 자극하며 단백함과 은은한 풍미가 맛을 더해 평양의 맛에 서울의 맛을 더한 맛이다. 즉, 강한 맛에 익숙한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진화했다. 그렇지만 시중에 냉면집의 맛과는 확연히 다르다. 새콤 달콤 매콤이 아니라 고소함 단백함 진함이다.

 

국물을 시원하게 한 번 들이키고, 쫄깃한 면을 맛본다. 메밀 면이다. 메밀면의 색이 원래 이렇게 뽀얗게 보여야 진짜 메밀이다. 메밀 국수라 하여 색이 회빛이 나는 메밀은 메밀을 볶을 때 아주 심하게 태워 볶아서 갈아 놓은게 메밀이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요상한거다. 진짜 메밀면, 메밀 국수는 이렇게 뽀얗게 보여야 진짜 메밀가루로 만든 면이다. 일단 뽀얀 메밀면을 맛보면 그 메밀향이 가득히 입안에 풍긴다. 이게 진짜다.

 

 

비빔면도 한 젓가락 맛봤다. 매콤함이 다른 맛을 다 잡아 메밀의 맛을 느끼긴 어렵다. 하지만, 매콤함에 씁씁 거리면서도 그 양념이 입맛을 돌게한다. 맛있다.

 

고기가 어찌나 그 결이 고운지, 입 속에 넣기가 아까울 정도다.

 

원래 냉면은 겨울철에 먹는 별미계절음식이라 들었는데, 아마도 얼음 구하기 어려운 시대였기에 그 시절만 만들 수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요즘은 사시사철 맛 볼 수 있는 음식이다. 특히, 요즘 같이 더위에 식욕이 떨어질 때 식욕을 돌게하는 별미 중에 별미다. 이 더위에 입맛이 없어 기력이 쇠하다면 그렇다고 자극적인 음식은 꺼려진다면 우래옥 냉면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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