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인데 날이 더워도 너무 덥다. 더위에는 사족을 못쓰는 체질이라 다가올 무더위를 대비해 에어컨을 켤 준비를 한다. 작년 여름 내내 켜고 따로 청소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두었던 에어컨을 그냥 켜려니 왠지 모를 찝찝한 마음이 생겼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에어컨 내부는 곰팡이 전치였다. 기존에는 그냥 필터만 물로 행궈 사용했었는데 도무지 그냥 사용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에어컨 청소 업체를 몇군데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최소 10만 원은 줘야 분해해서 내부 곰팡이 제거 청소를 할 수 있었다. 가격이 상당히 나가기에 이 것쯤이야라는 마음으로 직접 하기로 했다.
간단할 것 같은데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에어콘 청소 전문가를 부르면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가량 소요되는 작업이라고 하는데, 거의 하루를 다 잡아 먹었다. 물론 중간에 쉬엄쉬엄 한 것도 있지만 꽤나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다. 어쨋뜬 깨긋한 에어컨 내부를 보니 매우 만족스럽다. 마구마구 에어컨을 틀어놓고 싶다. 땀 뻘뻘 흘려가며 험난했던 에어컨 셀프 청소 후기를 남겨본다.
에어컨 내부에 있는 블로워에 곰팡이가 잔득 피었다. 도무지 손을 넣어 닦을 수 없는 수준이다. 분해해서 락스와 세제로 깨끗하게 제거하지 않으면 닦으나 마나 수준이다. 청소를 하지 않고 그냥 에어컨을 작동하면 저 곰팡이와 먼지를 그대로 마시게 된다는 생각에 아찔하다.
에어컨 분해후 청소전 상태
에어콘 내부에 핀 곰팡이와 쌓인 먼지를 보고 가만히있을 수 없다. 서둘러 청소를 시작한다.
1. 보양작업
에어콘 청소에 앞서 벽에 간단히 보양작업을 해준다. 꼼꼼하게 해주면 좋으나 대략 오물이 벽에 튀지 않을 정도로 주변을 감싸주면 좋다. 보양작업은 필수로 해야 한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벽지가 오염이 되어 도배를 다시 해야 할지도 모른다.
프레임 및 먼지필터 제거
프레임, 테두리, 에어컨 날개 등을 분해하는 건 큰 어려움 없었다. 박혀있는 피스 몇 개를 제거하고 툭툭 치면 잘 빠졌다.
블로워 제거
이제부터 날카로운 부분이, 이를테면 에어콘 에바가 닿으면 손을 베거나 긁혀 상처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장갑을 끼고 작업을 한다.
블로워를 제거하는데 시간을 한참을 썻다. 아무래 빼도 빠지지 않았다. 왜 그런가 좀 더 에어컨을 분해해 봤더니 블로워와 모터 연결부위에 이렇게 나사로 고정이 되어 있었다. 나사 역시 꽉 조여있어 잘 빠지지 않아 나사를 빼는데도 시간을 많이 썻다. 우여곡절 끝에 나사를 빼고 블로워를 분해하는데 성공했다.
블로워를 빼낸 안쪽에도 곰팡이가 잔뜩 피어있다.
에어컨 본체 및 부품 세척
분해해 낸 에어컨 부품에 락스 스프레이에 담아 구석구석 뿌려준다. 물을 타지 않은 락스 효과는 어마어마 하다. 뿌려만 놓아도 곰팡이가 제거된다. 단 맨 손 피부에 락스가 닿으면 심할경우 화상이나 피부가 벗겨질 수 있으니 반드시 고무장갑을 끼고 뿌려준다. 락스를 뿌려두고 불리는 동안 에어컨 본체 청소를 시작한다.
본체에도 전기 회선이 없는 부분은 락스 스프레이를 뿌려 곰팡이와 먼지를 제거한 후, 물티슈를 이용해 구석구석 쌓인 때를 제거했다. 본체 청소가 어느 정도 끝이 났으면 락스를 뿌려둔 분해한 부품을 세척한다.
세제와 부드러운 수세미와 솔을 이용해 한 번 더 세척을 해준다. 이후 물을 뿌려주면 정말 깨끗해진다.
그 곰팡이와 먼지를 잔뜩 머금고 있던 블로워가 정말 새것처럼 깨긋해 졌다. 속이 다 시원하다.
건조를 약 한 시간 가량 해준다. 행주나 걸레 등을 이용해 대충 물기를 제거하고 바로 조립해도 상관없다.
조립하기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다. 기억을 더듬어 하나 둘 조립해 나간다.
블로워를 연결하고 작동이 잘 되는지 중간점검차 전원을 넣어봤다. 다행이 블로워가 잘 돌아간다.
계속해서 기억나는 순으로 조립을 이어간다.
최종 조립이 완료됐다. 조립을 마친 후 다시 한 번 잘 작동하는지 점검을 한다.
최종 점검 결과 잘 작동한다. 내부에 곰팡이가 잔뜩 피었던 부분이 깨끗해져 상쾌하다 못해 속이 다 후련하다.
조립을 다하고 났는데, 이상하게 피스가 남는다. 분명 기억나는 대로 역순으로 조립을 마쳤는데, 남는다. 도무지 어디서 빠졌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문가에게 맞기면 피스가 남는 일은 없겠지란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피스 세개 정도 없어도 잘 작동하니 그냥 써야겠다.
나가는 글
에어컨 청소를 하느라 하루를 다 쓸 정도로 시간을 많이 소비했다. 처음 뜯는 거라 이것저것 많이 헤맨탓이다. 다음에 하게되면 보다 빨른 속도로 끝낼 수 있을 듯하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요령이 생겨 식은죽 먹기다. 사실 에어컨 청소 전문 업체를 부르면 내부까지 싹 청소하는데 10만 원은 족히 들어간다. 매년 부른다고 했을 때, 3~4년이면 벽걸이 같은 경우엔 에어컨 한 대 가격이다. 해마다 들어가는 비용 아껴서 몇 년 뒤에 새걸로 교체하는게 훨신 낫다는 생각에 도전해봤다. 충분히 할만하다.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포스트 잘 읽고 <좋아요>, <구독하기> 누르고 갑니다. 서로 품앗이를 하면 좋겠네요. 제 블로그도 좋아요, 구독하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