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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여행, 오어사 (오어지 둘레길, 2시간 걷기 코스)

이제 완전한 봄이 찾아 왔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 지고 따뜻한 햇살에 그동안 움추렸던 몸에 생기가 돈다. 칙칙했던 들판이 화려한 옷으로 서서히 갈아입는 걸 보니 내가 느끼는 봄보다 먼저 들판이 봄이 왔음을 알아차렸나 보다. 도처에 조금씩 꽃이 피면서 향기에 취해 나비가 이곳 저곳 날아다니며 그 우아함을 뽐내듯 나도 꽃 향기를 따라 벚꽃이 유명하다는 포항의 오어지 둘레길을 찾았다. 오어지 길목에 들어서면서 만발해 있을 벚꽃을 기대했지만 아무래도 발걸음이 일렀나 보다. 이제 막 하나 둘 씩 잠에서 깨듯 바쁠 것 없다는 듯이 꽃망울을 튀우고 있었다. 그럼에도 맑은 날에 두 시간 가량 호수 둘레를 돌며 건강해지는 느낌을 마음껏 누리고 돌아왔다.



바위산 듬성 듬성 피어 있는 분홍 빛의 진달레가 희미하게 보인다. 제일 먼저 계절을 알리는 꽃이다. 예전엔 먹기도 했다는데, 낭만으로 여기기엔… 그 시절을 살지않아 잘 모르지만 배고프고 힘들던 시절 먹을게 없어서 겨우내내 굶주림과 싸우며 버티고 버티다 갓 피어난 꽃까지 따먹는 모습이 눈에 보이면서 왠지 씁쓸해진다. 꽃 보면서 이런 생각하면 안되겠다.

 


잔잔한 호수와 그림같이 걸친 산세가 영락없는 산수화가 따로 없다. 그림 같이 걸쳐진 미처 다 피지 못한 꽃까지 정말 평온하다.

 



노오란 개나리가 호숫가에 마치 물감을 흩어 뿌린 것 처럼 피어 있다. 이목을 집중시킬 정도로 화려하진 않지만 다소곳한 그 모습이 마치 수줍어 하는 여인내 같다.

 


이 날이 부처님 오신날이 한달여 남았을 때 이다. 벌써 부터 석가 탄생을 축하려 연등이 달려 있다. 다채로운 색상의 연등이 쭈욱 늘어선 장관이 마치 길을 안내하는 것 같고 환영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 진다.

 










어느 장인의 손으로 손수 깍아 만들었을 문 틀 장식, 이런 걸 보며 아름다움과 멋, 그리고 그 장인의 땀과 얼을 느낀다. 정말 소중한 우리의 유산이자 예술품이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저 한쪽에 세월을 못이겨 떨어져 나간 모슴까지도 멋스럽다. 참 귀한 작품을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오어사 뒷 뜰에 많은 장독이 모여 있는 장독대가 있다. 손수 담근 장으로 만든 음식은 얼마나 맛이 있을까? 비록 사람이 담궜다 하지만 과정을 보면 시간이 장을 담그고 자연이 그 맛을 더하는 장 맛, 한 번 맛보고 싶다.

 




쌀 한 말에 소원이 이뤄 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한 말이 대수랴, 열 말이든 열 가마니든 기꺼이 내어 줄 수 있을 텐데…

 














달마라 불리는 개 한마리기 이 사찰의 주인인양 이곳을 지키고 있다. 덩치도 있어 위협적일 수 있는데 사나워 보이진 않는다. 그럼에도 친절하게 개조심 표지판을 붙여 놨다. 달마가 원래 선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물인데 달마를 조심하라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표지판을 보자마자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누군가의 소원으로 가득 채워진 기와장이 셀수 없이 많이 쌓여 있다. 수 많은 이의 바램을 간직한채 이 기와들은 앞으로 세워질 사찰 건물을 비와 눈 강한 햇빛으로 부터 지켜 줄 것이다. 이런 풍파로부터 건물을 지키듯 기꺼이 불공을 드린 저들의 소원까지도 지켜줄 수 있길 바란다.

 



산책로인가 하고 발걸음을 옮겼으나 작은 암자로 가는 길이다. 길이 험하고 낙석이 종종 있는 듯 해 안전해 보이지 않았다. 가던 길을 멈추고 되돌아 왔다.

 




이 다리를 건너면 약 두 시간 가량 소요되는 둘레길이 시작한다. 뭐 큰 오르막길이 없이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 길이기에 쉬 걸을 수 있었다.

 








남생이 바위

전망대 앞에 있는 남생이 바위, 남생이 바위라는 안내문구와 함께 남생이가 남생이 바위에서 쉴 수 있는 환경이 올 수 있도록 환경을 지켜 달라는 문구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생이를 닮아서 남생이 바위일까? 남생이가 쉬어 가는 바위라 남생이 바위일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한 사람의 작품일지, 오가는 수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논 작품일지 누가 만들었든지 정성을 들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작년 인근에서 한반도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 났었는데, 진원지와 가까운 이 곳 포항도 심하게 흔들렸다고 하는데 그 지진에도 굳건히 버티고 이렇게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신기하기도 하면서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속담이 떠 오른다.

 






화창한 하늘, 잔잔한 호수, 그리고 그늘에 서면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아직 푸르름을 입기엔 이른 봄 날에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어 심신이 모두 “건강해 졌어요”라고 속삭이는 것 같은 하루였다. 끝 자락에 다다를 때 쯤 따가운 햇살에 땀이 좀 흘렀는데, 이 또한 걷기 좋은 날 임을 이야기 해 주는 듯 했다. 이 보다 더 더운 날이었다면, 두 시간 동안 걷는 내내 덥다를 연발하며 주변을 둘러 볼 여력이 없었을 테니 말이다.

 

지도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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